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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11A맨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인도네시아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십 년 동안 계속 한 편의 영화만을 상영했던 영화관이 있다고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이 한 편의 영화를 수십 회 이상 보고, 이 영화관에 다녀온 횟수를 자랑으로 여긴다고 한다.

 

관객이 한 편의 영화를 계속 관람하면서 매번 새로운 감동을 받기 때문에 영화관을 여러 번 찾을 수도 있지만, 처음 관람하는 영화는 영화에 빠져들어야 하는 반면, 반복해서 계속 보는 영화는 관객이 주체가 되어 영화를 분석하고 새로운 각도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의 어느 스님도 출가한 후 최근까지 시골의 자그마한 절에서 수십 년 동안 붓글씨로 ()’자만 쓰고 있다고 한다.

 

내가 오래 전 외삼촌과 같이 그 절에 갔을 때도 수십 명의 불자들이 자 글씨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스님은 매일 자를 108번 쓰는데, 쓸 때마다 마음의 상태가 달라 글씨도 다 다르다면서, 직접 자기가 쓴 자를 놓고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관에서 계속 상영되는 영화는 기계가 계속 찍어 내는 상품과 같은데, 상품의 특성상 댓가를 지불하고 구매한 자의 관점이 중요하듯, 영화도 댓가를 지불하고 보는 관객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스님이 매일 쓰는 자는 모든 글씨마다 스님의 혼이 다르게 깃들어 있는 작품으로, ‘자 글씨를 소유한 자보다 자를 쓴 스님의 혼에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음악에서도 음반은 복사한 것으로 상품과 같아서 음반을 구입해서 듣는 자의 관점이 중요하지만, 라이브는 매번 가수의 혼과 여러 가지 요소가 다 다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가수의 상황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음반은 상품의 개념으로 청취자 입장에서, 라이브는 작품의 개념으로 가수 입장에서 감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드라마나 영화도 탈랜트나 영화배우가 잘 찍은 한 편의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방영하기에 하나의 상품으로 관객의 관점이 주가 되지만, 연극은 매번 연극배우의 상황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으로 관객이 아닌 연극배우의 혼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

 

상품은 나쁘고, 작품이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방향성과 주체성을 말하는 것이다.


스님의 친구이기도 한 외삼촌의 말에 의하면, 탈랜트나 영화배우는 전성기 때 주가가 올라갔다 나이가 들면 떨어지지만, 혼이 담긴 자만 써온 스님은 나이가 들수록 주가가 올라간다고 한다.

 

자에는 스님의 삶의 무게가 담겨 있고, 스님의 삶의 여정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평생 한 곡만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 평생 한 대상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평생 한 소재만으로 글을 쓰는 작가 등이 나와서, 자신의 혼을 담은 엄청난 가치를 우리 사회에 쏟아내면 좋겠다.

 

만약 가수가 한 곡만 부르는 것이 식상하다면, 시대에 따라 편곡하면 되고, 화가가 한 대상만 그리는 것이 식상하다면, 역시 계절이나 시대에 따라 변화를 주면 된다.

 

노래나 그림이나 어느 한 가지에 몰두하는 사람을 가수나 화가라고 부르는데, 그 중에서도 한 가지 장르에 올인 하는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수나 전문화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한 가지 장르 중에서도 하나의 소재만을 가지고 평생 올인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이 사람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장인이나 명장으로 불러도 부족할 것 같고, 신조어로 ‘11A(한 평생 하나에만 올인 하는 사람)’ 정도는 불러줘야 할 것 같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11A이 많이 나와, 흔들리는 우리 사회를 잡아주고,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그래서 우리  사회를 더 든든하게 세워주면 좋겠다.

 

현재 음악과 영화로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가 ‘11A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좋은 토양이다.

 

이제는 국가가 ‘11A을 보호해주면 될 것 같다.

 

[단상]

한 평생 오로지 자식에게만 올인 했던 우리들의 위대한 어머니도 자랑스러운 ‘11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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