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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방향성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주 포항에서 일을 보고 돌아오는 KTX안에서 30여 년 동안 전주에서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옛날 추억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친구는 5세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한문과 서예를 배웠고, 학창시절 내내 서예에 몰두하더니 20대에는 큰 대회에서 대상을 여러 번 수상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 전주에서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서예에만 몰두해온 친구다.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일반 사람과 생각의 방향이 다르고, 행동의 방향도 달라서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KTX안에서 친구와 나눴던 세상 돌아가는 대화 역시 친구와 내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아직도 과거에 멈춰 있는 친구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KTX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귀가하던 도중, 나는 친구로부터 “KTX를 타면 앞으로 가지만, 전철을 타면 옆으로 가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친구와 내가 다른 것은 구식과 신식의 차이가 아니라, 방향성의 차이였던 것이었다.

 

나는 친구 문자를 보고, 전철이 없는 전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앞으로 가지만,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인 전철을 이용할 때는 옆으로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친구와 나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글씨(한글)를 쓸 때, 좌측에서 우측으로 쓰면서 열을 만들고, 그 열을 위에서 아래로 써내려갔지만,

 

친구는 서예학원에서 매일 같이 글씨(한문)를 쓸 때, 위에서 아래로 쓰면서 열을 만들고, 그 열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써내려갔다.

 

여기서 나는 글씨를 쓰거나 책을 읽을 때, 내 손이나 시선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움직이는 게 익숙하지만, 친구는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게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좌측에서 우측이나 우측에서 좌측의 서로 다른 방향성이 아니라, 좌우와 위아래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게 더 큰 차이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글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한문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쓰고 읽는 방향성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점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KTX와 전철을 탔을 때, 우리가 앞으로 가느냐 옆으로 가느냐에 국한되지 않고, 한글과 한문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쓰고 읽느냐에 국한되지 않고, 결국은 이러한 태도나 습관이 사람의 의식구조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것에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좌측통행하는 나라와 우측통행하는 나라의 방향성에 대한 의식구조 차이가 일상의 모든 것에 적용되어 나타나듯이, 한글세대와 한문세대의 방향성에 대한 의식구조 차이 역시 우리 모든 삶에서도 적용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주에서 서예학원 운영하는 친구와 나의 생각의 차이는 방향성의 문제였던 것이다.

 

한글을 쓸 때는 좌측에서 우측으로 쓰면서 열을 만들고, 그 열을 위에서 아래로 써 내려가기 때문에, 글씨를 계속 쓰면서 손에 가리지 않아 이미 쓴 글씨를 다 보면서 쓸 수 있지만,

 

한문을 쓸 때는 위에서 아래로 쓰면서 열을 만들고, 그 열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써내려가기 때문에, 글씨를 계속 쓰면서 글씨가 손에 가려 이미 쓴 글을 볼 수 없다.

 

여기서도 양성적인 한글세대와 음성적인 한문세대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 사회가 방향성이 우리의 의식구조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방향성을 더 심도 있게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혹시 먼 훗날에는 우리가 자율주행차를 타고 뒤로 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의 질서도 영원할 것 같은 TOP-DOWN에서 BOTTOM-UP으로 변했다.

 

[단상]

우리 주변의 익숙한 방향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점검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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