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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마니또의 마니또


   김삼기(1959) / 시인, 칼럼니스트

 

5년 전 201741(), 북한산 등반을 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이른 아침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당시 산악회 총무는 참가 회원 22명에게 쪽지를 나눠주면서 각자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그리고 이름이 적힌 쪽지를 모자에 담아 무작위로 하나씩 뽑게 하고, 뽑은 쪽지에 적힌 사람이 당일 마니또(비밀친구)라면서, 등반 도중 들키지 않게 최선을 다해 마니또를 캐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는 마니또가 자신을 캐어 해준 회원이 누군지 알아맞히면 캐어 해준 회원은 벌금 1만원을 내야 한다며, 등반을 마치고 식사시간에 마니또를 어떻게 캐어했는지 발표하는 시간도 있다고 했다.


나는 산악회에 등록한지 얼마 안 되어 겨우 회장과 총무 그리고 3-4명만 알고 있는 터라, 내 마니또가 누구일지 설레는 마음으로 쪽지를 뽑았다.

 

그런데 내가 뽑은 마니또는 반평생 나와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인생 여정을 함께 해온 아내였다.

 

우리는 일명 마니또 등반을 잘 해보자고 파이팅하고 등반을 시작했고, 일부 남성 회원은 눈치 챌 정도로 여성 회원 마니또에게 잘 해주다보니,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마니또에게 의심을 사기도 했다.

 

나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고 캐어할 수 있는 묘안으로 아내와 5m 이상 떨어지지 않고 동행하면서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을 캐어 미션으로 삼았다.

 

아내 역시 눈치 채지 못 했는지 계속 나에게 내 단상(칼럼)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5m 반경 안에서 동행하는 나를 아무 의심 없이 대해주었다.

 

온종일 등반하는 내내 회원들은 마니또 미션으로 남을 도와주면서 신나 있었고, 또한 누군가가 자신을 캐어해 주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등반을 마치고 식당에 모였을 때, 총무는 바톤이어가기 순서대로 쪽지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마니또가 누군지 말하고, 캐어해 준 내용도 발표하라고 했다.

 

생각보다 많은 회원들은 자신의 마니또가 누군지 몰랐고, 자신을 마니또로 뽑아 캐어 해준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7-8명 쯤 남았을 때, 내 차례가 와서 나는 아내 이름이 적힌 쪽지를 보여주고, 미션으로 아내와 5m 이상 떨어지지 않고 말동무가 되어주었는데, 아내가 41일이 만우절이라 내가 속이는 줄 알고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했더니, 회원들이 와- 하면서 박수를 쳐주었다.

 

박수 소리가 멈추자, 나는 다시 오늘이 거짓말로 남을 속여도 용서가 되는 만우절(April Fools’ Day)인데, 속아 넘어간 아내가 4월 바보(April fool)라고 크게 외쳤더니, 다시 회원들이 와- 하면서 힘찬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마니또로 오픈된 회원이 다음 차례가 되어 자신의 마니또를 오픈해야 하는 바톤이어가기 룰에 의해 아내가 일어나서 쪽지를 폈을 때, 모든 회원들이 일어나 환호하면서 내 이름과 아내 이름을 연호했다.

 

그 쪽지에는 내 이름 석 자가 적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조용해지자, 아내는 나를 향한 미션이 나와 내가 쓴 단상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편이 되어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이었는데, 아내 역시 내가 눈치 채지 못해 미션이 성공했다고 좋아했다.

 

그리고 아내는 이 사람도 4월 바보(April fool) 맞죠?” 라고 회원들에게 외치자 역시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회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아내와 나는 수백분의 일 확률을 통과해 서로 마니또가 된 기념으로, 그리고 4뤟 바보가 된 기념으로, 서로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내와 나는 서로 4월 바보라고 놀렸지만, 속으로는 마니또 등반에서 경험한 마니또의 마니또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오늘(만우절) 1/4분기를 마치고 2/4분기를 시작하면서 재밌는 추억 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

 

4월 바보(April fool)2/4분기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상]

어린 시절 만우절에, 동네 어귀에 불났다고 할머님께 거짓말 했다가 혼난 기억이 생각나는 2022년 만우절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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