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이 시신으로 뒤덮여 그 수를 세기도 힘들다. 러시아군은 공격할 때 전우들의 시신을 밟고 간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포함해 대규모 병력을 집결해 쿠르스크 탈환을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처참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곧바로 끝내겠다고 장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인의 취임을 약 두 달가량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격화일로다.
종전 협상에서 현재의 전선이 국경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에 어떻게든 쿠르스크를 탈환하려 하고, 우크라이나는 종전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해지기 위해 쿠르스크 사수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WSJ은 특히 쿠르스크 장악을 위한 전투가 근 2년 반 사이 최고 수준으로 격화했다면서, 러시아 보병들이 전우의 시신을 때때로 밟고 간다는 우크라이나 병사의 목격담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47기계화여단의 대대장인 '제니'도 "그들(러시아군)은 아침, 낮, 밤을 가리지 않고 항상 공격한다"면서 자신의 부대가 병력은 3배, 공격용 드론(무인기)는 6배가 많은 적군을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달 전 부대가 쿠르스크에 도착했을 때 러시아군은 징집병만으로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6주 전부터는 대규모 장갑차들을 이용해 강도 높은 반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쿠르스크에 병력 4만5천여명을 배치한 가운데 이 중 최정예 부대들이 쉬지 않고 우크라이나군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양측의 사상자 규모는 막대하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포함해 전체 전선에서 하루 평균 1천200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추산한다.
러시아군은 이렇게 공세를 강화해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점령했던 자국 영토의 거의 절반을 탈환했다. 또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쿠르스크로 분산된 틈을 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도 빠르게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도 쿠르스크에 최정예 여단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사용 제한을 풀어주고, 영국도 스톰섀도 미사일의 장거리 공격을 허가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공세 전환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