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정년퇴임을 눈앞에 둔 후배 경찰과 저녁시사를 같이 했다. 후배와 3시간 이상 함께 대화하면서 후배에게 예정되어 있는 일은 6월 30일 퇴임하는 것이었고, 예정 되어 있지 않는 일은 퇴임 후 무슨 일을 할 것인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후배는 예정되어 있는 퇴임에 대해서는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퇴임 후 예정 되어 있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경제기획원을 거쳐 2년 전 통계청에서 퇴임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후배 경찰을 위로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왜 예정 되어 있는 일에 대해서는 당당하지만, 예정 되어 있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불안하게 생각할까? 아침 일어나서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뉴스를 보고, 매일 정해진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단체카톡방에서 지인들과 소통을 하고, 귀가 후, 씻고 잠을 자고, 위에 열거된 내용들은 나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하루 일정으로 미리 내가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일어나서 아침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 뉴스 내용, 일에 대한 성과, 사람과 만나서 하는 대화 내용, 단체카톡방에 올라오는 소식 등은 미리 알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대학 다닐 때, 교회 목사님은 칠판에 정삼각형을 그려놓고 세 변에 교회, 가정, 직장을 써넣은 후, 우리 삶이 '교회-가정-직장 싸이클' 중 어는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3박자 삶이어야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꽉 채워진 여러 개의 정삼각형을 그려놓고, 정삼각형처럼 '교회-가정-직장'의 3박자 삶을 살아야 삶 전체에 빈틈이 생기지 않아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는 당시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30대 초반까지는 균형 있는 3박자 삶을 살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그런데 사회는 나를 단순하고, 외골수고, 그래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난 사람으로 평가절하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내 3박자 인생에 '운동'을 추가하게 되었고, 이 네 가지 대상에서 어느 한 쪽도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배려하며 '교회-가정-직장-운동'이라는 4박자 삶을 살 수 있었다. 나는 40대 초반까까지 4박자 삶을 추구하면서 정사각형도 정삼각형처럼 여러개를 모을 때 빈틈 없이 다 채워진다는 생각과 함께 내 인생도 낭비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역시 사회는 나를 네모난 정사각형처럼 강한 성격의 사람으로 인정하고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 19일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학교의 어린이들을 위한 거리두기 간격을 통상적 권고 기준인 약 183㎝에서 약 91㎝로 줄였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2m’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뚱맞게 미국은 왜 거리두기를 2m로 표현하지 않고, 183cm와 91cm로 표현했을까? 미국의 문화를 잘 아는 사람들은 183cm와 91cm의 의미를 쉽게 이해했을 것이다. 1ft(피트)는 30.48cm이고, 그래서 183cm는 6피트를, 91cm는 3피트를 의미한다. 미국 길거리나 건물 입구 안내문에도 ‘183cm APART(183센티미터 거리두기)’라고 적혀 있지 않고, ‘6ft APART(6피트 거리두기)’라고 적혀 있을 것이다. 아마도 CNN 방송은 전 세계로 나가는 뉴스임을 감안하여 6ft와 3ft로 표현하지 않고 183cm와 91cm로 표현했던 것 같다. 피트(ft)는 통일된 길이의 기준이 없어 정확한 길이를 나타낼 수 없던 로마제국 시대에, 한 왕이 '본인의 발뒤꿈치에서부터 엄지발가락까지의 길이'를 공식적인 길이의 단위로 채택하도록 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 후 새로운 왕이 즉위하여 성인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주말에 ‘KTX강릉선’을 타고 강릉 경포대에 다녀오기 위해 예약을 해보니, 소요시간 2시간에, 출발지는 서울역인데 강릉에서 돌아올 때 도착지는 청량리역이었다. ‘강릉선’은 서울과 강릉을 잇는 KTX의 노선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대비하여 2017년 12월 22일 개통되었다. 개통 초기에는 원주-강릉 구간의 철도 노선명인 ‘경강선’의 이름을 따서 ‘KTX경강선’으로 불리었으나, 명칭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공모를 거쳐 2018년 4월 16일 ‘강릉선’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당시 나도 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KTX 평창선’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써 ‘경강선’ 대신 ‘평창선’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KTX의 운행 계통의 명칭은 ‘강릉선’이지만,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른 철도 노선명은 여전히 ‘경강선’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의 철도는 대부분 일본에 의해 건설되었다. 철도 노선은 서울역을 기점으로 하는 ‘경인선(서울-인천)’, ‘경부선(서울-부산)’, ‘경원선(서울-원산)’, ‘경춘선(서울-춘천)’, ‘경의선(서울-신의주)’이 먼저 건설되었고, 그 후 지선이라 할 수 있는 ‘호남선(대전-목표)’, ‘전라선(익산-여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인구가 준다고 하지만, 1인 가구의 증가로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정부도 600만 가구가 넘는 1인 가구를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불과 50여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가정은 대가족이었다. 그래서 가정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 그리고 자녀 등 주로 3,4대가 함께 모여 살았다. 당시는 농사를 짓고 살았기 때문에 가족 수가 많아야 해서 대부분의 가정이 대가족을 이루었을 것이다 대가족 가정에서는 집안의 어른인 할아버지가 가정의 중요한 일을 모두 결정했고, 할아버지의 말은 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대가족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도 항상 그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른이 있어, 그 마을의 대소사나 분쟁 같은 일들이 생길 때마다 어른에게 찾아가 지혜를 구했다. 내 기억으로도 내가 살았던 시골 마을의 어른의 판단은 항상 옳았고, 마을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누구보다도 잘 읽고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 정가에서도 김종인 위원장이 시골 마을 어른과 같이 범야권의 큰 역할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을 때 “안철수는 오세훈한테 진 것이 아니라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 동기(친구)와 함께 공덕시장 안에 있는 허름한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60대 초반인 친구는 식당에 들어설 때부터 나올 때까지 줄곧 서빙하는 40대 중년 아줌마에게 무척 관심이 많았다. 원래 성격이 깔끔하고 내성적인 친구는 평소 사람들에게 친절한 편이 아니었는데, 어제 식당에서 서빙하는 40대 아줌마에게는 유난히도 친절했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예우를 해줬다. 나는 친구가 그 중년 여성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참으로 이상한 일이구나” 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헤어진 후, 나는 시장 입구에서 노점상하시는 70대 후반 할머님에게 가서 면봉을 산 후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노점상 하시는 할머님은 10년 전 나의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실 때 나이와 비슷하고, 또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어머님 같아서, 나는 일부러 간단한 물건을 하나씩 사면서 건강도 묻고 서로 집안 애기도 하곤 해왔다. 어제 귀가 후 저녁에 친구로부터 ‘오늘 점심 고마웠어’라는 문자를 받고, 나도 ‘ 식당 아줌마 좋아하는 것 같던데, ㅋ ㅋ.’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아래와 같이 답장이 왔다. ‘친구, 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우리는 오전 6시 전후로 일어나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단장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이나 외출 준비를 하고, 오전 8시 전후로는 가정에서 하루의 목적을 수행해야 할 곳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중교통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약 1시간 정도 이동한다.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하루의 목적을 수행해야 할 공간에서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8시간 정도를 보낸다. 여기서 가정은 같은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으로 하루의 출발지이고, 하루의 미션을 수행하는 곳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공간으로 목적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 공간은 출발지도 아니고 목적지도 아니기 때문에,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수도권의 전철 같은 공간은 각양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광장이나 마찬가지다. 하루 중에도 출근길 대중교통 공간의 사람들은 목적에 따른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확연히 다 다르다. 특히 주말 아침 수도권 주요 대중교통인 전철 안의 사람들의 옷차림은 산에 가는 사람들의 등산복, 결혼식장에 가는 사람들의 정장 예복, 광화문 광장에 가는 사람들의 태극기복,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구상의 모든 경제, 사회, 학문, 기술 따위는 삼라만상과 함께 변화하면서 지금까지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지금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창조론이나 진화론의 여부를 떠나 정신적 육체적 수준이 이미 높은 경지에 올라 있어 크게 진화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기 위해 과학이나 기술 등 최첨단 지식을 이용하여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는 사람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진다는 의미의 단어로 ‘발전(發展)’과 ‘발달(發達)’이 있는 데, 이 두 단어를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국어사전에 '발전'은 이전보다 나아진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발달'은 현재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름을 의미한다고 나와 있다. ‘발전(發展)’은 과정의 단계이고, ‘발달(發達)’은 결과의 단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발전’과 ‘발달’의 예를 들어보면, ‘발전’은 경제 발전, 전기 발전, 사랑의 발전 등이 있고, ‘발달’은 신체의 발달, 운동신경의 발달 등과 같이 신체, 정서, 지능 따위가 성장하거나 성숙함을 나타내는 경우와,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오늘(22)부터 tvN에서 저녁 9시에 방영되는 새 월화드라마 '나빌레라'가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된다고 한다. 드라마 '나빌레라'는 3월 22일부터 4월 27일까지 방영되는 12부작이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지역과 영어권, 아랍 지역,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는 3월 22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한국 표준시)에 공개되고, 그 외 지역은 5월 4일 오후 4시에 전 회차 공개된다고 밝혔다. 드라마 ‘나빌레라’는 별점 10점 만점을 기록하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웹툰 '나빌레라'를 원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2019년에 웹툰 '나빌레라'를 원작으로 제작되었던 뮤지컬 ‘나빌레라’도 오는 5월 13일 개막을 시작으로 다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고 한다. 오늘 첫 방영되는 드라마 ‘나빌레라’나 5월 13일 재 공연되는 뮤지컬 ‘나빌레라’나 모두 웹툰 ‘나빌레라’를 원작으로 제작되었기에 그 스토리는 같다. ‘나빌레라’의 스토리는 대충 이렇다. 은퇴한 우편배달원 70세 심덕출은 평생 꿈꿔온 발레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구촌’은 통신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문화와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지구를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인식하고 우주 속의 다른 행성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차원에서 지구촌의 의미는 매우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구촌이라 해도 언어나 피부색이 다른 수많은 인종과 국가가 어우러져 있어, 지구촌을 하나의 공동운명체로 만든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인류는 수천년 동안 전쟁을 거듭해오면서도 인류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한 결과,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지구촌이 하나의 공동체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지구촌 어느 지역에 큰 재앙이나 위기가 닥치더라도 전 세계 국가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며 위로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성숙한 지구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촌이 진정한 운명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내적인 성숙과 함께 외부로부터의 보호라는 안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7년 제 발로 태양계를 찾아온 성간(星間·interstella) 물체 ‘오무아무아’의 정체가 당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