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어제(3.2)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추진과 관련해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의 의견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共感)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8일에도 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금태섭 후보와의 첫 TV토론에서 “금태섭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同感)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후보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극렬 지지층을 끊어내지 못해 합리적 정치 상식에 맞는 정치가 실종되고 있다"고 말한 직후였다. 문제는 안 대표가 윤 총장에게는 공감(共感)을, 금 후보에게는 동감(同感)을 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공감(共感)과 동감(同感)의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모를 일이 없었을 텐데, 왜 윤 총장과 금 후보에게 각각 다르게 표현했을까? 공감(共感, Sympathy)은 '그렇게 생각 한다'는 뜻이며, 상대의 사고나 감정을 나 자신의 내부로 옮겨 넣어, 상대의 체험과 동질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감정으로 상대 입장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고, 동감(同感,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위치한 마사다(Masada)는 유대인 민족주의자들이 2년여 동안 로마제국의 이스라엘 점령을 막으려고 마지막까지 항전했던 요새다. 로마 군사가 유대인 동족을 방패막이로 앞세워 마사다 요새를 공략하자, 동족을 죽일 수 없기 때문에 마사다 요새의 유대인은 로마 군사에게 처형되는 것 대신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에 유대인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죽이고, 다시 모여 열 사람씩 조를 짜서 제비뽑기를 통해 한 사람이 아홉 명을 죽이는 방식으로 죽음의 의식을 반복해서 치렀다. 최후의 한 사람은 전원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성에 불을 지른 후 자결했다. 로마 군사가 마사다 요새에 진입했을 때, 마사다에는 936구의 시체 외에 살아남은 자는 5명의 어린이와 2명의 여자뿐이었다. 이들이 당시 상황을 증언함으로서 마사다 항전의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마사다는 유대인의 역사적 현장으로 이스라엘의 민족적 자긍심과 단결을 상징하는 장소로 인정되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사관생도는 임관식을 마사다 요새에서 갖고, 그들은 마사다에서 "더 이상 마사다는 없다(No more Ma
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오늘(3.1)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종일 우리나라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오늘 내리는 비는 겨울과 봄 사이에서 겨울을 봄으로 편하게 보내는 의미 있는 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단상은 ‘사이’라는 의미가 기장 잘 드러나 있는 ‘새참’에 대해 알아보고, 계절과 계절 사이(새)의 의미도 짚어보기로 한다. 새참은 사이참의 준말로 농번기의 농부들이나 육체노동이 심한 노동자들이 아침과 점심 사이, 그리고 점심과 저녁 사이에 휴식을 취하면서 덤으로 먹는 먹거리다. 새참은 평범한 사람들이 집이나 식당에서 밥과 국과 반찬 등이 고루 갖춰진 음식을 먹는 것과는 달리, 일하던 현장에서 간단한 요리나 음료 등을 먹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새참을 대충 먹었다가는 일의 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의 성패까지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게 요즘 현장에서 뛰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기상청은 오늘 하루 종일 우리나라 전역에 내리는 비가 그친 후에는 완연한 봄철로 들어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오늘 내리는 비는 겨울철에서 봄철로 가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늘 내리는 비가 바로 지난주까지 영하 기온을 오갔던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존경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님,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한 경제정책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홍 부총리님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제게 있습니다. 만약 경제정책이 실패한다면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고, 임명장 이면에 제 자필로 쓴 이 내용을 모두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2018년 11월 9일 대통령 문재인 존경하는 윤석열 검찰총장님, 현재 대한민국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만약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엄정하게 수사하여 권력형 부조리를 바로잡아준다면 그것은 모두 윤 검찰총장님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모두 제게 있습니다. 만약 권력형 부조리 척결과 검찰개혁이 실패한다면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고, 임명장 이면에 제 자필로 쓴 이 내용을 모두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2019년 7월 26일 대통령 문재인 위 두 개의 편지는 미국 대통령 링컨이 남북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 때 마이드 장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보낸 편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1월 9일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대기업의 경우 대부분 물건을 팔 때는 구매자가 현금이건 카드건 먼저 결제해야 물건을 내주고, 원부자재를 구입할 때는 물건(자재)을 먼저 받고 대금을 나중에 결제한다. 대기업이 물건을 팔 때 소비자가 먼저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원부자재 납품업체가 대기업에 납품할 때도 대기업이 먼저 결제하는 시스템이어야 하는데 반대로 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도 Take and Give(돈을 먼저 받고, 물건을 나중에 줌) 원칙을 적용하고, 납품업체에도 Take and Give(납품을 먼저 받고, 대금을 나중에 지불)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애기다. 심지어 가족이라고 하는 직원들의 월급도 먼저 한달 동안 일해야 나중에 월급을 주는 Take and Give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 Give and Take(먼저 주고 나중에 받음) 거래는 상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깔려 있지만, Take and Give(먼저 받고 나중에 줌) 거래는 이기적인 마음과 불신이 깔려 있는 거래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대기업이 Take and Give 원칙만을 고수하면서 아름다운 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아름다운 거래는 생산자나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30대 중반에 벨기에 법인 ‘Fina Chemical’ 서울지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당시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사무장 경력을 가진 손 상무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10여 년 동안 살다온 강 부장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두 명의 상사다. 당시 대리였던 나에게 하늘같이 높은 손 상무와 강 부장은 회사의 주요 업무회의 때는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했지만, 점심시간이나 회식자리에서는 그 엄격함이 흐트러지곤 했다. 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손 상무가, 미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강 부장이 신들린 듯 자신들의 경험담을 늘어놓다보니, 평소 엄격한 모습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눈치 챈 직원들은 회식 장소에서 법에 관한 이슈를 슬쩍 내밀면서 손 상무에게 기회를 주거나, 미국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강 부장에게 기회를 주는데 익숙했었다. 그래야 회식 분위기도 좋고, 이 두 명의 상사와의 관계도 좋아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당시 대인관계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상대가 잘 할 줄 아는 이야기를 유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손 상무나 강 부장과 함께 출장을 가거나 회식이 있을 때마다, 법과 미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중국은 한반도와 육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지만,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침략과 내정간섭 등으로 근세까지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였다. 일본 역시 한반도와 해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지만, 36년 동안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있어, 우리나라와는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로 지금까지 지내오고 있다. 6.25전쟁으로 나라가 나뉘면서 북한 또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가장 먼 나라가 되어 왕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방 이후 지금까지 2억만리 떨어져 있는 미국과 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한민국이 아닐 수 없다. 원래 가까운 나라와 사이가 좋아야 경제나 문화 교류에서 손실이 적은데, 우리나라가 가까운 나라와는 멀리하고 먼 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 뭔가 순리에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과는 전쟁이라는 치명적인 상처를, 북한과는 분단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깝지만 먼 나라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가까운 나라들과 어쩔수 없이 밀접한 교류를 하고 있는데도, 멀리 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이 안타깝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전라도와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초 시골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던 나에게는 지금도 새마을운동 관련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시골 마을에 회관이 지어졌고, 회관 옆에는 항상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시멘트가 쌓여 있었고, 집집마다 지붕을 볏짚에서 슬레이트로 개량했고, 학생들은 매일 새벽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운동 노래를 들으면서 동네 골목길을 청소했다. 특히 장마철이면 마을 어귀의 200m쯤 되는 비포장도로가 진흙탕 길로 변해, 당시 면사무소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1인당 장화를 한 켤레씩 무상으로 지원해줬다. 그리고 내가 중학교 2학년쯤 되었을 때, 면사무소 직원이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전체 금액 중 장화 지원금이 1/5을 차지하여, 다른 부분에 혜택을 주지 못한다면서 대책회의를 여러 번 했고, 결국 이듬해 정부지원금과 마을회비 그리고 마을의 청년들과 어른들의 노동력 동원으로 비포장도로를 시멘트로 포장하게 되었다. 만약 면사무소 직원의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시골 마을은 계속 정부의 전체 지원금의 1/5을 장화 지원받는데 사용해야 했고, 그래서 다른 분야가 더디게 발전하는 악순환이
金杉基 / 시인, 칼럼리스트 오늘(18일)은 절기상으로 날씨가 포근해서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인데도, 강한 바람과 함께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 오히려 비가 얼 정도 되었으니, 이는 절기의 역설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역설(Paradox)은 어떤 주장에 반대되는 말이나 이론을 의미하지만, "논리적으로 모순인 것 같으나, 깊이 생각해보면 그 속에 진리를 담고 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 그래서 역설은 단순히 앞뒤의 말이나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과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우리는 문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적인 표현(작은 거인 등)’ 같은 역설을 뛰어 넘어, 논리적인 부문에서도 역설을 잘 이해해야 모순이나 오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개체는 타당한데 전체는 타당하지 않거나, 전체는 타당한데 개체는 타당하지 않는 경우 역설의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개인경제는 저축하는 것이 좋지만, 국가경제는 소비가 필요하듯이, 우주의 원리로는 타당하나 지구의 원리로는 타당하지 않는 것도 역설의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우주에서는 무중력이라 서 있던지 누워 있던지 동일하나, 지구에서는 서 있는 것과 누워 있는 것이 구분되듯이,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컴퓨터 자판에는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영어의 알파벳 키에 한글의 모음 및 자음이 겹쳐있는 메인 키가 있고, 그 외 보조키가 여러 개 있다. 특히 보조키 중에 한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키가 있는데, 컴퓨터 자판의 좌측 중단에 위치하여 영어 대문자와 소문자를 바꿔주는 Caps Lock 키다. (Caps:대문자, Lock:자물쇠) Caps Lock 키를 눌러 기능을 활성화하면 영어 알파벳은 기본적으로 대문자로 입력되고, 다시 한 번 키를 눌러 기능을 해제하면 소문자로 전환된다. 한글이나 한자를 비롯하여 아랍 문자, 태국 문자에서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구별 없이 한 가지 형태의 문자만 쓰지만, 유럽계열의 언어 문자에서는 같은 글자를 대문자와 소문자로 구별하여 쓴다. 유럽계열의 문자도 처음에는 대문자만 존재했는데, 이는 고대사회가 점토나 딱딱한 재질에 문자를 써야 해서 주로 직선으로 이루어진 대문자가 편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후 파피루스, 양피지같이 부드러운 재질의 기록매체가 생기면서 곡선을 표현하는 것이 쉬워졌고, 빠르고 편리하게 필기하기 위해서는 곡선을 많이 써서 획수를 줄일 필요가 있어 생긴 글자가 소문자라고 한다. 대문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