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4D(4 Dimension)는 4차원으로 아인슈타인이 1916년 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흔히, 0D(0차원)는 점, 1D(1차원)는 선, 2D(2차원)는 평면, 3D(3차원)는 공간, 그리고 4D(4차원)는 시간의 세계까지를 의미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은 3차원의 공간이기 때문에 3차원의 세계에 사는 우리는 공간을 마음껏 다닐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시간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닐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주라는 4차원(4D)의 세계에 살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에서 밝혔듯이, 우주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하고 있는 4차원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중국 고전 화남자(淮南子)에는 "사방과 위아래를 우(宇)라 하고, 예부터 오늘에 이르는 것을 주(宙)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우주가 공간과 시간이 같이 어우러져 있다는 뜻이다. 지난 성탄절(12.25)에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더 뛰어난 웹 우주망원경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인근 유럽우주국 발사장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되었다. 웹 우주망원경을 탑재한 아리안 5호는 2주간 더 비행해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오늘(12.22) 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면서 모처럼 베란다에 있는 다육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는 오늘이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였기에, 다육이가 조금이라도 햇빛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해가 뜨자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화분 위치를 바꿔주려고 했다. 그런데 베란다 문을 열자마자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짓날 햇빛이 베란다는 물론이고 거실 안 식탁까지 들어와 화분을 바꿔주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우리 집이 남향집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남향집에 살려면 3대가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하루 종일 다육이를 보살펴줬다. 그리고 남향집이 왜 그렇게 좋은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남향집은 대청, 안방, 건넌방 등의 주요 방의 창이 남쪽을 향하여 배치된 집으로, 남향집이 좋은 이유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남향집이 좋다는 과학적 근거로는 여름에는 일조량이 많지만, 태양의 고도가 높아 태양이 높이 떠 있기 때문에 납향집에 햇빛이 깊게 들어오지 못해 시원하고, 겨울에는 일조량이 적지만, 태양의 고도가 낮아 태양이 낮게 떠 있기 때문에, 남향집에 햇빛이 깊게 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하여(何如)와 여하(如何)는 글자가 앞뒤로 바뀌었고, 그 뜻 역시 서로 반대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하여(何如)는 “어떠냐?”라는 뜻으로 질문자가 상대에게 자신의 의견을 물어보면서 질문자가 원하는 답을 요구하는 선포로서의 함의가 있어, 대화의 중심이 질문자에게 있다. 그러나 여하(如何)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뜻으로 질문자가 의견을 선포하지 않고, 상대의 생각을 여쭈어 보는 의미로,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배려가 담겨 있어, 답을 하는 자가 대화의 중심에 있다. 유교 덕목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던 중국이나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하여(何如)정신이 남아 있는 편이다. 그래서 현재 기성세대인 부모나 어른의 대화법은 주로 선포형의 하여(何如) 방식이고, 사회 지도층이나 기업의 리더 역시 여하(如何) 보다는 하여(何如) 방식의 대화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결국 유교 국가의 하여(何如)정신은 국가 통치나 사회 질서,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소통의 원인이 되었고, 그 결과, 과거 역사 속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많은 사회적 진통을 유발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의 리더십을 살펴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잘 아는 목사의 설교를 듣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목사에게 설교 원문을 보내달라고 해서 살펴보니, 내가 대단하게 느꼈던 부분이 빠져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원래 준비한 원문대로 열심히 설교하다보면 갑자기 준비하지 않은 메시지가 떠오르는데, 그 메시지가 설교의 흐름을 바꾸면서 설교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도 글을 쓸 때, 주제와 기본 컨셉을 잡아놓고 글을 쓰다가 중간에 갑자기 주제와 상관없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대로 고쳐 쓴 글이 독자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위 두 예에서 목사는 매일 설교를 하고, 나는 매일 글을 쓰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운동선수가 매일 쉬지 않고 훈련을 반복하듯이 목사와 내가 쉬지 않고 반복하며 실행한다는 점이다. 운동선수는 매일 훈련을 반복하면서 기술과 전술을 익히기도 하지만, 더 큰 목적은 훈련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는데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목사와 나도 설교와 글쓰기를 반복하면서 설교와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도 하지만, 영감을 얻어 위대한 설교와 글의 새로운 핵심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탈무드에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은 외우기 위함이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현재 대한민국에서 민주당은 현 정부를 탄생시킨 진보 여당으로서 정부의 국정운영에 90% 이상 협조적인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 야당으로서 진보성향의 국정운영에 90% 이상 비협조적이다. 미국도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만든 민주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협조적인 반면, 공화당은 비협조적이고, 일본도 자민당은 스가 내각에 협조적이나, 민주당은 비협조적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한일문제에 직면했을 때, 일본 스가 내각에 협조적인 자민당 의원의 주장은 쏙 빼고 비협조적인 민주당 의원의 목소리만 듣거나 한미문제에 직면했을 때, 바이든 행정부에 협조적인 민주당 의원의 주장은 듣지 않고, 비협조적인 공화당 의원의 주장만 들으면서 우리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이려고 한다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외교문제를 풀어갈 때, 우리 정부에 유리한 상대 국가의 한 쪽 진영의 의견만을 듣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거기다 국민까지 속이면서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상대 국가의 의견을 국민에게 알린다면, 우리 국민은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언론도 보수와 진보 양 진영으로 나뉘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에서만 외국의 목소리를 일방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얼마 전 남양주 47번 국도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서행하며 교차점 진입로에 들어갈 때, 도로 바닥에, ‘감응’이라고 쓰인 처음 보는 사각형 표기를 보고 당황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사각형 안에 차가 진입하고 얼마 안 되어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서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기 전까지 10여 초 동안은 ‘감응’이 무슨 뜻인지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응(感應)은 어떤 느낌을 받아 반응을 일으키거나, 마음이 따라 움직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도로 교차로의 감응 신호기는 방향별로 이용차량을 자동으로 감지하여 꼭 필요한 신호만을 부여하고, 나머지 신호는 보행자나 진입차량이 없을 때 항상 녹색 직진 신호를 부여하여 신호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원래 좌회전은 신호기에 주기적으로 표시되는 좌회전 신호를 받거나 좌회전 비보호 구역에서 통행차량이 없을 때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감응 신호기가 있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할 때는 도로 바닥에 ‘감응’이라고 표기된 사각형 안에 자동차 앞바퀴를 놓아야 10여 초 후에 좌회전 신호가 들어와서 좌회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좌회전 감응 신호기는 주로 직진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G7 외교·개발장관 회의가 열린 영국 리버풀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만나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문제를 두고 우리 입장을 전하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여전히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3각 공조 및 장기적인 소통 필요성에는 서로 공감대를 가졌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미국이 북한문제에는 끼어들지만, 한일문제에는 끼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왜 미국은 한국을 우방국이라고 하면서도 한일문제에는 끼어들지 않고 있는 걸까?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맺어 공산주의에 대항하기를 원했지만, 한국의 이승만 정권과 장면 내각은 일본이 사과와 배상부터 먼저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5.16 군사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미국의 압박과 일본으로부터 경제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1965년 한일협정에 서명하게 된다. 이 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전 세계는 각 대륙이나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자를 쓰지만, 숫자만은 아라비아 숫자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자나 숫자는 둘 다 소통하고 기록하기 위한 기호다. 그런데 문자는 언어와 함께 감정을 전달하는 특성 때문에 각 나라의 민족성에 따라 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고, 숫자는 정확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하나의 숫자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숫자도 각 대륙마다 서로 다른 숫자를 사용했지만, 4세기경 아라비아 상인에 의헤 국가 간 무역이 성행하면서부터 점차 아라비아 숫자가 퍼지게 되었고,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아라비아 숫자가 세계 공통 숫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문자 역시 20세기 이후 지구촌이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하면서부터 자국 문자 외에 로마 문자를 세계 공통 문자로 사용하고 있다. 먼 훗날엔 지구촌의 문자와 숫자가 세계 각 나라의 문자가 결함된 퓨전 문자와 퓨전 언어로 동일하게 읽을 수 있는 아라비아 숫자로 통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는 원래 4세기경 인도에서 사용했던 인도 숫자였다. 그런데 인도 숫자와 인도의 수 개념을 이용하고 전파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교양소설 주인공 두 명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양소설(Bildungsroman)은 한 개인이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익히거나 기성사회의 질서와 규범을 외부로부터 습득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격, 특히 내면적인 자아를 외부의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소설의 총칭이다. 그래서 교양소설 주인공은 그 시대의 문화적·인간적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사이에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아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독일에서 발생하고 독일에서 발달한 교양소설의 특징은 ‘가출→방황→도전→성공’이라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8세기 초에는 시민계급이 사회에 참여하거나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어 있었지만, 18세기 후반부터 점차 시민계급의 신분상승이 대두되면서 교양소설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독일의 교양소설은 결국 독일의 문화와 철학과 예술과 함께 독일 국민을 강하게 만들었고, 독일을 전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고 자긍심이 강한 국민성을 가진 국가로 우뚝 설수 있게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성경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자기를 초대한 주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거든 친구와 형제와 친척과 잘 사는 이웃을 초대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들이 다시 너를 초대하여 갚으면 네 상급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과 절름발이와 맹인을 초대하라고 하면서, 그리하면 심판하실 때 갚을 수 없는 사람을 초대한 대가로 하나님이 보상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지 말고,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게 누가복음 저자가 언급한 예수의 베품에 대한 원리다. 그렇다면 베품을 받은 자가 베푸는 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베푼 자의 하늘의 상급을 빼앗는 것일까? 성경에 나오는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위 내용이 베푸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이지 베품을 받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답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은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다시 나에게 갚으면 내 상급이 없어지고, 값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못 갚아야 그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상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