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25일) 밤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한국이 루마니아를 4:0으로 이겼다. 어제 대승으로 한국은 B조(한국, 루마니아, 뉴질랜드, 온두라스)가 모두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득실 차 +3을 기록해 B조 선두로 올라섰다. 첫 골은 전반 27분 루마니아 주장 마리우스 마린의 자책골이었고, 두 번째 골은 후반 14분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수와 엄원상을 맞고 골로 이어졌고, 세 번째 골은 후반 38분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얻어낸 파울을 이강인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했고, 이어 후반 45분에도 이강인이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어제 경기에서 모든 선수가 선전했지만, 단연 돋보인 MVP 선수는 후반 15분만 뛰고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이었다. 어제 경기를 시청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한국의 양대 정당(민주당, 국민의힘)이 어제 루마니아와 경기를 치렀던 한국 축구대표팀을 닮았다는 생각을 해봤다. 먼저 한국 대표팀이 루마니아 주장 마리우스 마린의 자책골에 의해 반사이익을 얻었듯이, 한국의 양대 정당도 상대 정당에서 제일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오후 거실의 에어컨이 고장 났다고 아내로부터 연락이 와, 에어컨 수리업체 5-6 군데에 전화했더니, 기계 결함이면 고칠 수 없고, 에어컨 설치도 모두 예약이 밀려 있어 1주일 이상 걸린다고 했다. 어느 친절한 수리업체가 에어컨 메이커 서비스센타에 전화헤보라고 해서 알아봤더니, 거기도 서비스 접수가 많아 15일 이상 걸린다고 했다. 최근 장마 후 낮 기온이 36도를 넘나들며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밤에는 열대야현상까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가 안 된다니 나와 아내는 무척 난감했다. 그래서 에어컨 메이커에 다니는 후배에게 상황을 말했더니, 몇 년 전까지는 메이커가 수리업체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거나 비정규직 사원을 통해 빠른 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자체서비스로 돌렸기 때문에, 특히 성수기 서비스 품질지수가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설명해줬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서비스센타에 전화해서, 8월 5일에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다행히도 아내가 인터넷을 검색하여, 센서 고장일 수 있으니 전원을 껐다 켜보라는 정보를 얻어, 지금은 언제 또 멈출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 가동되고 있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지난 주말(7.17) 오후 6시 20분경 베란다에서 다육이를 구경하던 중, 갑자기 수락산 도솔봉 위에 펼쳐진 검은 구름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대한 수락산과 크기가 똑같은 검은 구름이 하늘에서 대칭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얼른 사진을 찍어 고등학교 동기 단톡방에 “데칼코마니 구름”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검은 구름은 불과 10분도 안되어 수락산과 대칭된 모습을 해체되고 온 하늘에 퍼지더니, 갑자기 소나기로 변하여 10분 정도 무섭게 내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멈추고 말았다. 나는 소나기가 내리는 모습과 소나기가 그친 후 평온한 수락산의 모습도 단톡방에 올렸다. 데칼코마니(Decalcomanie)는 종이 위에 물감을 바르고 그것을 두 겹으로 접거나 다른 종이를 그 위에 겹쳐 압착했다가 떼어내어, 색다른 모습의 닮은 대칭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회화기법이다. 20세기 중엽 독일의 초현실주의 화가 막스 에른스트(Max Ernst)에 의해 데칼코마니가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점차 하나의 미술 기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데칼코마니는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을 종이에 바른 후 눌렀다 떼는 방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 집은 동네 한 가운데 있어, 이웃집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당 앞쪽에는 A권씨 집이, 마당 좌측에는 김씨 집이, 본채 좌측에는 텃밭을 지나 B권씨 집이, 본채 뒤쪽에는 서씨 집이, 본채 우측에는 꽃밭을 지나 C권씨 집이, 그리고 마당 우측에 있는 행랑채 쪽에는 길이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우리 집을 둘러싸고 있는 5개의 이웃집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담이 모두 달랐다. 마당 앞쪽의 A권씨 집과 경계에는 흙담이 있었고, 마당 좌측의 김씨 집과 경계에는 돌담이 있었고, 본채 좌측의 B권씨 집과 경계에는 굵은 대나무를 쪼개서 엮어 만든 울타리가 있었고, 본채 뒤쪽의 서씨 집과 경계에는 무궁화나무가 심어진 울타리가 있었고, 본채 우측의 C권씨 집과 경계에는 대나무가 빽빽이 심어진 울타리가 있었고, 행랑채는 그 자체가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 집이 제일 먼저 지어졌고, 그 뒤로 이웃집들이 집을 지으면서 새로 담이나 울타리를 만들다보니, 우리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담이나 울타리가 이웃집에 따라 달랐던 것 같다. 50년 전만해도 이웃과 사이좋게 사는 시대라, 음식이나 과일 등을 이웃과 서로 나누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철수는 중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고, 교우 관계도 좋은 모범생이었으나, 고등학교 때 친구를 잘 못 만나 불량학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철수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하여 고된 훈련을 다 이겨냈고, 전역한 후에 열심히 공부하여 전문대학교에 들어갔다. 이런 철수를 보고, 중학교 친구들은 명문대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전문대학교에 들어간 철수가 안 됐다고 평가하겠지만, 고등학교 친구들은 전문대학교에 합격한 철수가 잘 됐다고 평가할 것이다. 철수가 전문대학교에 들어간 현재 상황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경제학에서 기저효과(Base effect)는 지표를 평가할 때,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 차이에 따라 그 결과의 값이 실제보다 왜곡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수치가 기형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진 이후에 빠르게 정상화될 때,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상황이 개선되거나 악화되는 것처럼 보여질 때 기저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박스에 3만 원이던 사과가 공급 부족으로 한 달 만에 4만 원으로 뛰어올랐다가 다음 달에 3만 원으로 하락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7.11)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서 6명이 컷오프를 통과해 본경선에 진입했고, 국민의힘은 오늘(7.12)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오늘부터 당분간 여야의 싸움을 접어두고, 범여와 범야가 자체적으로 경쟁을 통해 대선 후보를 뽑는 정국에 돌입한 셈이다. 앞으로 우리 국민은 수없이 많은 토론회와 공약을 지켜볼 텐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가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국가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 모여 만들어지고, 그래서 선거 때마다 국민의 한 표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후보들이 국민의 한 표를 중요시하는 이유다. 그러나 통치 개념의 원리가 주로 적용되었던 고대의 국가와 달리, 다양성이 출현하기 시작한 중세 이후의 국가는 국가와 국민 사이에 ‘사회’라는 공동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회 공동체는 국가와 국민을 매개로 하면서 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해주고, 국민의 이익을 국가에 대표하고, 그 실현을 촉진하는 중간집단 성격을 가지고 있다. . 특히 현대 국가의 수많은 사회 공동체는 각 공동체의 위치에서 국가의 주요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내가 매일 새벽에 다니는 등산코스 주변에는 30여 평의 작은 공간에 고작 운동기구 5-6개가 놓여있는 소규모 체력단련장이 10여개 있다. 이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산 정상에 있는 꽤 크고 운동기구도 많이 있는 지자체 소속 체력단련장에 비해 초라하지만, 운동하는 등산객은 오히려 산 정상 체력단련장보다 훨씬 많다. 얼마 전 소규모 체력단련장에 들러 운동하면서 안 사실인데,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주로 70대 노인 1-2명이 시에서 허가받지 않고 임의대로 조성하여 자발적으로 매일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소규모 체력단련장은 항상 누군가 빗자루로 깨끗하게 쓴 흔적이 있었다. 비가 제법 내린 오늘 새벽에도 누군가 깨끗이 쓴 흔적이 있는 소규모 체력단련장을 보면서, 나는 시골집에서 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내가 살았던 시골집의 구조는 본채와 본채 앞쪽에는 큰 마당이 있고, 우측에는 행랑채와 우물터와 꽃밭이 있고, 본채 좌측에는 100여 평의 텃밭이 있고, 본채 뒤쪽에는 장독대와 대나무밭이 있었다. 내가 중학생이 되자, 할머니는 나에게 매일 아침 일어나 마당을 쓸고, 가능하면 본채를 중심으로 빙 돌아가면서 집 안 전체를 빗자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영화 시사회는 영화 개봉 전에 관계자를 초청하여 신작 영화를 미리 보여 주는 것을 말한다. 시사회는 제작진을 비롯한 영화사 내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1차 완성한 영화를 점검하는 기술시사회와 극장 관계자와 배급 및 판권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배급시사회가 있고, 다음으로 홍보차원에서 언론사 기자를 상대로 하는 언론시사회와 일반 관객을 초청하여 관객의 반응을 알아보는 관객시사회가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 때문에 영화가 나오기도 전에 영화의 줄거리는 물론 제작 및 배급에 대한 정보까지 다 오픈된다. 벌거벗은 시사회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영화를 보러가는 관객은 영화의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다 알고 가는 셈이다. 그러니까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은 시사회 같은 영화 관람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영화 관계자나 영화마니아 외에는 영화 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영화를 관람해야 했다. 드라마도 20년 전까지는 방영되기 전에는 시청자들이 드라마 내용을 전혀 모르고 시청해야 했으나, 지금은 주인공이 캐스팅 될 때부터 드라마의 모든 것이 오픈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방영되기 전부터 이미 스토리를 다 알고 있다. 자동차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4288.10.16 / 마음의 거울 / The Mirror of Heart 세상사람 다 속여도, 심경, 너는 속아지 않으리, I'll never deceive you (mirror of heart) 위 내용은 1955년 아버님이 카투사(KATUSA)시절 일기장 표지에 써놓은 문구다. 내가 중3 때, 사전의 힘을 빌려서라도 영어를 어느 정도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한 할머님은 나에게 위 일기장을 내놓으셨다. 그러니까 할머님은 내가 한 살때,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의 유품을 15년 정도 가지고 있다가 손자에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 뒤로 지금까지 ‘마음의 거울’은 나의 좌우명 같은 존재였고, 그래서 내 주변에서 나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이나 사건들에서 반사되는 나의 마음의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은 마음도 달랠 겸, 서재에서 과거에 읽었던 책 한 권을 찾다가, 아버님의 일기장 ‘마음의 거울’을 발견하고 한참 동안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내 마음을 정확히 볼 수 있는 거울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사람의 감정과 생각이 잘 나타나 있는 얼굴을 ‘마음의 거울’이라고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나도 요즘 아빠 따라서 글을 쓰는데, 영 힘든 일이 아님 / 하루에 하나도 완성 못해 ㅋㅋ / 그래도 일기 쓰듯이 매일 씀 / 언젠간 늘겠지 생각하면서,,, 지난 토요일 시집간 딸이 우리 가족 단체 카톡방에 올린 메시지다. 그리고 ‘행복의 기준’이라는 글도 아래와 같이 올려놨다. 행복의 기준,,,,,,,,,,,,,,,,, 며칠 전 회사 멘티와 점심식사를 했다. 멘티는 작년 인턴 과정 때 내가 멘토를 맡았고, 당당하게 우리 회사에 합격한 아직 회사생활이 1년도 안된 신입사원이다. 식사 도중 멘티가 나에게 물었다. “멘토님은 행복의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는 것, 내가 하기 싫은 것 안하는 것” 답에 대한 고민도 없이 바로 튀어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행복의 기준을 물어보면, 자신만의 관점이 아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기준을 말하곤 한다. 만약 무언가를 먹고 싶을 때 먹으면 그 게 행복이고, 그래서 행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데, 남과 비교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본인의 행복을 놓치는 것 같다. 물론 공동체 생활에서 굳이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내 행복만을 챙긴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