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G7 외교·개발장관 회의가 열린 영국 리버풀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을 만나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문제를 두고 우리 입장을 전하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여전히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3각 공조 및 장기적인 소통 필요성에는 서로 공감대를 가졌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미국이 북한문제에는 끼어들지만, 한일문제에는 끼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왜 미국은 한국을 우방국이라고 하면서도 한일문제에는 끼어들지 않고 있는 걸까?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맺어 공산주의에 대항하기를 원했지만, 한국의 이승만 정권과 장면 내각은 일본이 사과와 배상부터 먼저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5.16 군사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미국의 압박과 일본으로부터 경제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1965년 한일협정에 서명하게 된다. 이 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전 세계는 각 대륙이나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자를 쓰지만, 숫자만은 아라비아 숫자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자나 숫자는 둘 다 소통하고 기록하기 위한 기호다. 그런데 문자는 언어와 함께 감정을 전달하는 특성 때문에 각 나라의 민족성에 따라 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고, 숫자는 정확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전 세계가 하나의 숫자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숫자도 각 대륙마다 서로 다른 숫자를 사용했지만, 4세기경 아라비아 상인에 의헤 국가 간 무역이 성행하면서부터 점차 아라비아 숫자가 퍼지게 되었고,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아라비아 숫자가 세계 공통 숫자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문자 역시 20세기 이후 지구촌이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하면서부터 자국 문자 외에 로마 문자를 세계 공통 문자로 사용하고 있다. 먼 훗날엔 지구촌의 문자와 숫자가 세계 각 나라의 문자가 결함된 퓨전 문자와 퓨전 언어로 동일하게 읽을 수 있는 아라비아 숫자로 통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는 원래 4세기경 인도에서 사용했던 인도 숫자였다. 그런데 인도 숫자와 인도의 수 개념을 이용하고 전파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교양소설 주인공 두 명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양소설(Bildungsroman)은 한 개인이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익히거나 기성사회의 질서와 규범을 외부로부터 습득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격, 특히 내면적인 자아를 외부의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소설의 총칭이다. 그래서 교양소설 주인공은 그 시대의 문화적·인간적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부터 청년시절에 이르는 사이에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아를 발견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독일에서 발생하고 독일에서 발달한 교양소설의 특징은 ‘가출→방황→도전→성공’이라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8세기 초에는 시민계급이 사회에 참여하거나 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어 있었지만, 18세기 후반부터 점차 시민계급의 신분상승이 대두되면서 교양소설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독일의 교양소설은 결국 독일의 문화와 철학과 예술과 함께 독일 국민을 강하게 만들었고, 독일을 전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고 자긍심이 강한 국민성을 가진 국가로 우뚝 설수 있게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성경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자기를 초대한 주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거든 친구와 형제와 친척과 잘 사는 이웃을 초대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들이 다시 너를 초대하여 갚으면 네 상급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과 절름발이와 맹인을 초대하라고 하면서, 그리하면 심판하실 때 갚을 수 없는 사람을 초대한 대가로 하나님이 보상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지 말고,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게 누가복음 저자가 언급한 예수의 베품에 대한 원리다. 그렇다면 베품을 받은 자가 베푸는 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베푼 자의 하늘의 상급을 빼앗는 것일까? 성경에 나오는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위 내용이 베푸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이지 베품을 받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답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은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다시 나에게 갚으면 내 상급이 없어지고, 값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못 갚아야 그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상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아침 7시 30분까지도 캄캄해서 새벽등산을 하지 못하고 주말과 주일에만 산에 오르고 있다. 내가 다니는 산은 입구가 20여 개쯤 되고, 등산로도 수십 갈래가 나있어, 아무 생각 없이 하산했다가는 엉뚱한 곳으로 내려오기 십상인 산이다. 아내와 나는 주로 집에서 출발하여 능선을 따라 산 정상 전망대에 오른 후, 반대편 산 입구에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산 정상으로 올라와 하산하는 1시간 30분짜리 코스를 다닌다. 지난 주말(11.20) 오전에도 아내와 함께 1시간 30분짜리 등산코스를 다녀왔다. 난이도가 하(下) 수준인 등산코스는 집에서 전망대까지의 거리나 경사가 반대편 버스정류장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나 경사와 거의 같은 편이다. 그런데 내가 항상 느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처음 집에서 출발하여 정상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코스는 무척 힘들고, 반대편 버스정류장에서 정상으로 올라오는 코스는 별로 힘들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나는 처음 출발지에서 정상까지 오르기는 힘들고, 반대로 반대쪽 버스정류장에서 정상으로 오르기는 별로 힘들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 등산을 다녀왔다. 나는 다음날(주일)에도 예배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 임진강 근처에 사는 80대 노인을 만나 장시간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노인의 임진강 근처 전원생활은 서울에서 꽤나 성공한 아들이 공기 좋고 한적한 곳에 전원주택을 지어드릴테니 가기서 사시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면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10년 전 당시 노인은 친한 친구가 위암 수술을 받고 치료차 요양원으로 가는 것을 보고, 그래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선뜻 전원생활을 택했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임진강 주변에 전원주택이 많이 지어졌는데, 대부분 80대 노인들이 입주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잘 나가는 자식들이 병 들고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요양원으로 보낼 수 없어, 공기 좋고 지자체의 의료서비스도 좋은 임진강 근처를 택했다는 게 노인의 설명이었다. 언젠가 임진강 주변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젊은이들이 떠난 자리를 외부에서 노인들이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인과 대화중에 자식들이 부모를 임진강 근처로 보낸 이유가 부동산투기 목적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제 만난 노인도 10년 전 2억에 산 땅이 지금은 10억이 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1년 전(2020.11.19)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전관예우 방지법안에 이어 후관예우 방지법안(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그 후 후관예우 방지법은 지난 2021년 6월 19일부터 시행되었고, 현재 5개월째 되었는데, 아직까지 조용한 걸 보니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전관예우(前官禮遇)는 전직 관리에 대한 예우를 의미하며, 특히 법조계에서 갓 개업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면 무조건 승소하고, 대신 수임료가 다른 변호사에 비해 2~3배 비싼 현상을 말한다. 전관예우 방지법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판·검사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면, 현역 판·검사가 2년 정도 전관예우를 해주는 게 관례였다. 특히 소송 상대방과 상대 변호사가 있어 법정공방이 필요한 민사사건 보다는 해당 변호사의 동료 판·검사를 상대하면 되고, 대부분 법리논쟁이 심하지 않는 형사사건에서 전관예우가 성행했다. 그러나 전관예우에 대한 폐단이 사회문제로 번지자, 2011년 판·검사가 변호사 개업 시, 퇴직 이전 1년 이상 근무한 곳에서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변호사법을 개정했다. 그런데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변호사법 개정 이후 실제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어린이집이 요양원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데, 저출산·고령화로 어린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인구 역피라미드 시대’의 상징적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상가도 학원도 심지어는 목욕탕까지 요양원으로 바뀌고 있는 현실인데도, 요양원에 들어갈 자리기 없어 항상 대기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선 요양시설에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노인만 수십만 명이 넘어 '대기노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사실 노인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풍경은 종교단체나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 장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노인이 늘어나거나 빈곤층 노인이 증가하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대기노인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에 익숙하지 못해 발생하는 대기노인이 왠지 우리를 더 슬프게 하는 것 같다. 은행에서 송금이나 출금을 하기 위한 대기자들이 대부분 자동입출금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이고, 관공서에서 각종 서류를 떼기 위한 대기자들 역시 무인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이고, 병원이나 자동차 검사소에서도 대기자들이 많이 있는데, 온라인 접수를 하지 못해 현장 접수를 해야 하는 노인이다. 커피숍이나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요즘 여야 대선후보가 내년 대통령선거 캐스팅보터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세대 표심을 잡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 순회 이틀째인 지난 주말(13일)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버스 안에서 지역청년 4명과 함께 '국민반상회'를 진행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청년들을 향해 "여러분이 새 시대를 열고 정치를 바꾸시라. 제가 여러분의 시대로 가는 다리가 되겠다."며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여야 대선후보가 2030세대의 표심에 적극 구애하고 있는 데도, 여야 정당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당의 입장에서 젊은 세대를 안을 수 있는 최고의 공약은 대선 후 3개월 만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비율을 당규로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규로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런 정당을 향해 지난 2월 젊은 정치인 육성을 목표로 출범한 비영리단체 ‘뉴웨이즈’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세대에 더 진심인 정당 찾기’ 캠페인을 지난 3일부터 전개하고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11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자, 때마침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올랐다.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자들은 "상서러운 일이 생길 징조다"며 좋아했고, 항의하기 위해 모인 인파는 "오죽하면 하늘도"라며 비하하는 등 각각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제(11월 9일) 전남 구례의 한 마을에도 쌍무지개가 떠올랐고, 주민들은 "구례에 상서로운 일이 생길 예감이 든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무지개는 비가 내리거나 비 갠 뒤 한쪽 하늘에 떠 있는 빗방울에 의해 생기며, 빗방울 반대쪽에서 오는 햇빛이 굴절, 분광, 반사되어 안쪽이 보라색, 바깥쪽이 빨간색으로 배열된 햇빛 스펙트럼이다. 쌍무지개는 무지개 바깥쪽에 또 다른 무지개가 있는 것으로, 빗방울 안에서 빛의 반사가 두 번 일어날 때 만들어지며, 바깥쪽 무지개 색 배열은 안쪽이 빨간색, 바깥쪽이 보라색이다. 그리고 안개나 반지름이 30μm(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물방울의 경우 무지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안개무지개(fogbow)라고 하고, 태양 빛이 아니라 달 빛으로도 무지개가 생길 수 있는데, 이